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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바른이 대리한 A사는 대한민국 공군과 방송 장비를 납품하는 내용의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해당 장비를 공군에 납품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공군은 A사가 납품하려고 한 방송 장비는 주장치와 확장장치가 결합하여 하나의 장비로 기능하는 결합형 장치로서, 당초 원했던 일체형 장치가 아닌 결합형 장치는 규격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납품받기를 거부하였습니다.

A사는 공군을 상대로 해당 방송장비 수령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군 조직의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일체형 장비가 더 작고 가벼우며 조작이 쉽기 때문에 결합형 장치는 공군이 요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2. 항소심 법원의 판단 및 바른의 조력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공군에게 방송장비 수령을 명하였습니다. 일체형은 당초 입찰 공고에서 명시적으로 요구한 사양이 아니며, 결합형 또한 공군에서 필요로 하는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습니다. 공군은 상고를 포기함으로써 위 사건은 확정되었고, A사는 자칫하면 10억원 가량의 제품을 모두 폐기할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 성공적으로 제품을 납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른은 위 사건 항소심에서 이 사건 장비는 일반 방송장비로서 부피와 무게를 중요시하는 무기 · 통신장비와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입찰 공고문들을 비교 제시하였습니다. 바른은 군에서 사용하는 모든 장비가 경량 · 소형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엄격한 규격이 필요한 것도 아님을 강조하면서, 공군이 만일 이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면 입찰 공고 당시 이 점을 분명하게 요청했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이는 항소심 판결에 그대로 수용되었습니다.

 

3. 이 판결이 정부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업체들에게 가져다주는 의미

정부조달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96조 원에 달할 정도로 그 규모가 매우 크고 그에 따라 다수의 분쟁이 발생하는 시장입니다. 정부조달계약에서 많이 발생하는 분쟁유형 중 하나는 이 사건과 같이 정부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당초 입찰 공고를 통해 요구하지 않은 내용을 요구하는 경우이며, 이와 같은 요청을 받은 업체들은 정부와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이를 수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판결은 위와 같은 정부의 행태에 제동을 건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할 것입니다.

 

□ 담당변호사 : 김도형, 김미연, 남준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