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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원고는 컴퓨터 시스템을 제조, 판매하는 피고 주식회사와 발행가액 20억원 상당의 상환전환우선주 20만주를 인수한 회사. 피고 회사는 위 상환전환우선주를 발행한 회사이며, 피고 A는 피고 회사의 책임을 연대하기로 약정한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임.

피고들은 원고와 맺은 상환전환우선주 인수 계약에서 회사의 저가 유상증자, 특수사채발행, 납입자본금 증감 등의 경우에 있어서 원고로부터 사전 서면동의를 받을 것을 약정한바, 원고는 피고 회사가 이후 위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46억원 상당의 상환전환우선주에 대해 조기상환 및 위약벌청구를 했고, 제1심에서 청구금액의 대부분인 43억원 상당 금액이 인용되었음.


2. 판결의 요지 및 근거

항소심 재판부는, ① 피고 회사로 하여금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원고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강제하는 내용의 약정과 그 위반 시의 제재로서의 조기상환 및 위약벌 약정은 원고에게 피고 회사의 경영에 대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주주에 불과한 원고에 대해 실질적으로는 투하자본의 회수를 절대적으로 보장하게 하고, 차별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황제주’와 같은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러한 계약은 주주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무효에 해당하고,

② 유상증자에 있어 사전통지의무의 위반은 비교적 경미한 사항이므로, 이를 이유로 조기상환청구권과 위약벌 청구권을 부여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상규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③ 피고 회사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피고 회사의 책임이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피고 회사의 채무를 연대한 피고 A에 대한 청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함.


3. 바른의 주장 및 역할

바른은, 제1심에서 주요 쟁점이었던 사전 서면동의 의무 및 사전 통지의무의 적용범위를 다투는 것보다는, 그 전제가 되는 해당의무 조항의 유효성 문제로 쟁점을 전환시켜 위 각 조항이 주주평등의 원칙 등을 위반해 주식회사의 자본충실을 침해한다는 점을 적극 밝혔고, 결국 해당 조항의 효력을 부인하는 결과를 이끌어 냄. 나아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A가 피고 회사의 채무를 연대한 것은 피고 회사의 책임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주장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 A 또한 원고에 대해 아무런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이끌어 냄.


4. 판결의 의미

현재 벤처기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내용의 신주인수계약이 다수 체결되고 있는 현실에서, 상법상 주주평등의 원칙 등이 강행법규로서 투자자와 회사 사이에서 사적자치의 한계로서 기능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판결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향후 지분투자자와 회사 사이에 체결되는 투자계약에 편입되는 경영권 행사에 대한 간섭 조항에 대해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임.


□ 담당변호사 : 노만경, 김대희, 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