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가. 바른이 대리한 당사자
발전사('A사')로부터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은 처분상대방인 사업자('B사')
나. 사건의 배경
B사는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A사를 비롯한 발전사들이 약 6년에 걸쳐 발주한 구매입찰 42건에서 담합을 하였다는 혐의사실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 사실을 인정하여 B사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부과하였습니다.
다만, B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과정에서 담합 사실을 인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존재의 증명 판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료들을 제출하면서 감면신청을 하였고, 공정거래위원회는 B사의 신청에 따라 B사에게 조사협조자 지위를 인정하여 과징금납부명령에 있어 B사에 본래 부과되었어야 할 과징금의 50%를 감경하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위 제재처분이 있은 후, A사는 B사가 자신이 발주한 구매입찰 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담합을 하였다는 이유로, 국가계약법령에 근거하여 B사 및 B사의 대표이사, 전 대표이사에게 24개월의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 사건 처분')을 하였습니다.
다. 소송 내용
바른은 B사를 대리하여,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판결
법원은 B사의 주장을 수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모두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3. 판결의 근거
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A사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졌으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처분사유의 제척기간 도과
국가계약법령에 따를 때 담합을 이유로 하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에는 7년의 제척기간이 적용되고, 이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부정당업자가 담합한 입찰 건 각각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처분의 경우 제척기간이 도과한 입찰 건을 처분사유로 포함하고 있음
나. B사의 담합 주도 사실 없음
담합을 주도한 자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담합을 앞장서서 이끄는 행위'가 있었어야 하고, B사가 담합을 앞장서서 이끌었는지 여부는 행정청인 A사에게 증명책임이 있는데, B사가 담합을 앞장서서 이끌었다고 볼 근거가 없고, 오히려 제반 증거에 의하면 B사가 담합을 앞장서서 이끌었다고 보기는 어려움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처분은 B사에게 '담합을 주도한 자'에 대하여 부여되는 처분기간인 24개월을 부과하였음
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① B사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협조자 지위를 인정받아 과징금을 감경받은 사실이 있고, 국가계약법령은 사업자가 조사협조자 지위를 인정받아 과징금을 감경받은 사실을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에 있어 고려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A사로서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자신에게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부여된 위와 같은 재량권을 적절히 행사하였어야 하나, A사는 이러한 재량권을 불행사하였음
② 다른 발전사들의 경우 동일한 사유로 B사에 대한 제재기간을 부여함에 있어 B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감면받았다는 사실 및 기타 B사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적절히 고려하여 3개월 내지 6개월의 제재기간을 부과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다른 행정청의 처분 수위와 비교할 때 평등의 원칙에 반함
③ 담합에도 불구하고 B사는 A사가 발주한 대부분의 입찰에서 낙찰에 실패하였고, 일부 낙찰에 성공한 물량 또한 담합한 입찰 건들에서 전체 발주된 물량의 3% 남짓에 불과하며, 그 낙찰률 또한 통상의 낙찰률보다 낮게 형성되었음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A사가 이 사건 처분에 있어 이러한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A사에게 24개월의 제재기간을 부과한 것은 처분의 개별적∙구체적 타당성을 결여하여 위법함
4. 바른의 주장 및 역할
바른은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및 B사가 담합하여 참여한 A사 발주 입찰의 내용과 결과, A사가 처분서에 적시한 처분사유, 다른 발전사들이 동일한 사유로 B사에게 한 처분의 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 사건 처분이 A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위와 같이 조목조목 주장하였습니다.
그 결과, 법원은 바른의 주장을 적극 수용하여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였고, 바른이 개진한 주장들은 그대로 판결문에서 처분의 위법함을 인정하는 근거로 설시되었습니다.
5. 판결의 의미
담합행위는 법위반행위로서의 중대성이 무거운 행위이지만, 그에 따른 행정청의 제재처분이 무조건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정청은 담합행위를 이유로 한 제재처분을 부과함에 있어서도 담합과 관련한 개별적∙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적절히 행사해 제재기간을 부여하여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 B사는 담합에 가담한 기간도 길었고 그 기간 동안 참여한 입찰도 다수여서, 외형상으로는 B사에 대한 24개월의 제재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일 만한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른은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존재하였던 B사의 개별적∙구체적 사정에 기반한 치밀한 주장 전개를 통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 내어 단순히 행위사실의 표지가 갖는 위법성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무거운 수위의 제재처분이 무조건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바른이 이끌어낸 이 사건 판결은 행정청으로 하여금 처분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울러 바른이 이 사건에서 B사를 조력한 방식은, 개별적·구체적 타당성을 결여한 처분의 위법성을 효과적으로 다투기 위한 실무적 기준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ㅁ 담당 변호사: 백광현, 한원철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