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가. 바른이 대리한 당사자
취득시효 완성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 소송의 피고들
나. 사건의 배경
부친은 서울에서 대학에 다니는 자녀들의 주거를 위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습니다. 원고도 대학 진학을 계기로 형제들과 함께 해당 아파트에서 무상으로 거주하기 시작하였고, 다른 형제들이 결혼하여 분가한 이후에도 계속 거주하였습니다. 원고는 이후 결혼한 뒤에도 배우자와 함께 같은 아파트에서 생활하였습니다.
부친이 사망한 후에는 상속재산분할협의를 통하여 모친이 아파트를 단독으로 상속받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이후 모친이 서울에서 거주할 목적으로 원고에게 아파트의 반환을 요구했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하였고, 오히려 위 아파트가 본인의 소유라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다. 소송 내용
원고는 결혼 무렵 부친으로부터 아파트를 증여받아 소유의 의사로 20년 이상 점유하였으므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를 전제로 모친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는 한편, 모친의 상속등기는 위조된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기초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예비적으로는 모친이 아파트를 조카에게 증여하여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되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위 증여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도 구하였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결혼 전에는 점유보조자에 불과하였다는 주장과 부친 사망 당시의 법정상속지분에 관하여 별도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도 추가하였습니다.
2. 판결
제1심은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주위적·예비적 본소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역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하고 원고의 본소에 관한 항소를 기각하였습니다. 바른은 소유권이전등기, 손해배상 및 사해행위취소 등 원고의 본소청구를 1·2심에서 모두 방어하였습니다.
3. 판결의 근거
재판부는 원고가 대학 진학을 계기로 아파트에 거주하기 시작할 당시 부친과 원고 사이에 묵시적 사용대차가 성립하였고, 이에 기초한 점유는 그 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결혼 무렵 증여를 받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기존의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었다는 주장이므로, 그 전환사실은 원고가 입증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부친이 무상거주를 허용한 사실을 넘어 아파트 자체를 증여한 사실까지 인정하기는 어렵고,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원고의 점유가 자주점유로 전환되었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항소심은 원고가 아파트를 생활의 근거지로 삼아 직접 점유해 왔으므로 단순한 점유보조자로 볼 수 없고, 등기권리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증여를 인정할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모친 명의 상속등기의 추정력을 뒤집을 증거가 부족하고, 유효한 상속재산분할의 효력이 상속개시 시점으로 소급하므로, 원고가 법정상속지분을 취득하였음을 전제로 한 별도의 취득시효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바른의 주장 및 역할
바른은 원고가 자주점유의 추정을 주장하면서도, 그 전제로 "부친 소유의 아파트에 종전부터 거주하다가 결혼 무렵 이를 증여받았다"는 경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원고의 최초 거주 경위에 대한 주장과 이후 주장하는 증여를 구분하여, 각 시점의 점유권원과 입증책임을 면밀히 분석하였습니다.
우선 원고의 최초 거주는 부친이 소유한 아파트를 가족관계에 기초하여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허용받은 것으로서, 묵시적 사용대차에 따른 타주점유임을 지적하였습니다. 이어 원고가 주장하는 증여는 최초 점유의 원인이 아니라 점유 개시 이후 권원이 변경되었다는 사정이므로, 자주점유의 추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원고가 그 전환사실을 입증하여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하였습니다.
이는 증여 사실을 부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고의 주장 자체를 분석하여 누가 무엇을 입증하여야 하는지를 분명히 한 대응이었습니다. 자주점유의 추정에 의존하던 원고에게 증여 등 새로운 권원에 따라 점유의 성질이 바뀌었다는 사실의 입증책임이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원고가 이를 입증하지 못한 점이 청구 기각의 핵심 근거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아울러 바른은 세금 부담 내역, 다른 주택의 취득자금 지원, 상속등기 당시 원고의 태도, 원고가 직접 보낸 내용증명 등을 종합하여 증여 주장과 배치되는 사정을 제시하였습니다. 항소심에서 제기된 점유보조자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실제 거주·생활 관계를 근거로 반박하고, 법정상속지분에 관한 취득시효 주장에 대해서도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를 들어 대응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원고의 여러 청구가 공통으로 전제하는 취득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되도록 하였습니다.
5. 판결의 의미
본 사건은 점유취득시효의 핵심 요건인 자주점유의사를 판단함에 있어 최초 점유의 법적 성질과 이후 점유권원의 변경 여부를 구분하여 검토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특히 상대방이 자주점유의 추정을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에 포함된 점유 경위를 분석하면, 자주점유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의 입증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음을 밝힐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바른은 상속과 가족 간 무상거주가 결합된 사실관계 속에서 핵심 쟁점을 찾아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를 적용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사정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취득시효를 전제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뿐 아니라 손해배상과 사해행위취소 등 관련 본소청구까지 1·2심에서 모두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ㅁ 담당 변호사: 조웅규, 한윤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