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① 바른(담당변호사 : 박성호, 김정준)이 변호한 당사자 – A (○○시장)
② 사건의 경과
A는 2020. 4. 15. 실시된 ‘○○시장 재선거’에서 □□당 소속으로 출마하여 ○○시장으로 당선된 사람이고, B 외 10명은 ○○시민으로서 A의 지지자들입니다. B는 ○○시장 재선거의 실시가 확정되자 2019. 10.경 A를 지지하는 사람들만을 회원으로 하는 ‘△△△’라는 네이버 밴드를 개설하고 C 등을 밴드 회원으로 초대하였으며, 이후 B 등은 ‘△△△’를 중심으로 A의 페이스북 등 계정에 올라온 글과 카드 뉴스 등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게시하거나 지인들에게 위 게시물을 공유하는 활동을 하였습니다. 또한, B는 A를 위해 ○○시 선거구민 2,020명 이상으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아 지지선언식을 개최하기로 마음먹고, 지지서명지 양식을 만들어 이를 위 C 등을 비롯한 자신의 지인들에게 교 부하였으며, C 등은 2020. 1. 중순경부터 2020. 1. 30.까지 ○○시 일원에서 선거구민들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았습니다. 이후 B는 지지서명지를 취합하여 당시 A의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K에게 전달하면서 지지선언식을 열어달라고 부탁하였으며, 이에 2020. 1. 31. A의 선거사무실에서 A에 대한 지지선언식이 개최되었습니다.
한편 A는 I와 함께 2020. 3. 30.과 2020. 4. 3. 그리고 2020. 4. 10. ○○시 시설관리공단 내 각 사무실을 방문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검사는, A가 B 등과 위와 같이 지지서명을 받기로 순차 공모하여, 자신이 운영하는 ‘●●사랑 ■■사랑’ 네이버 밴드 등에 B가 지지서명지를 업로드한 글에 대해 지지자들이 댓글을 게시하는 등 지지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알았고, A의 선거사무실 입구에 지지서명지를 비치하는 것을 묵인하였으며, 2020. 1. 31. 선거사무실에서 자신이 지지자들로부터 지지서명지를 건네받는 지지선언 행사에 참여하는 등 B 등이 위와 같이 지지서명운동을 하는 것을 자신의 경선운동 및 선거운동에 이용하였다는 이유로, A를 비롯하여 B 등을 당내경선운동방법 제한위반, 서명·날인운동 금지위반 및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 및 호별방문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죄로 각 기소하였습니다.
바른은 A를 변호하여 원심에서, 이 사건 지지서명은 B가 주도한 것으로서 A는 B 등이 A에 대한 지지선언식을 개최하기 위하여 선거구민들을 상대로 지지서명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등 B 등과 공모하였다거나 B 등의 행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며, B 등이 받은 지지서명은 당내경선에서 A가 당선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B 등의 위와 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구민에 대하여 서명․날인을 받는 행위’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A가 I와 함께 방문한 ○○시 시설관리공단 내 각 사무실은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하여 다수인이 왕래하는 공개된 장소이므로 공직선거법상 방문이 금지되는 ‘호(戶)’를 방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1심법원은 바른의 위와 같은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A에 대한 서명·날인운동 금지위반과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및 경선운동방법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해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고, 다만 A의 호별방문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바른이 주장한 유리한 양형사유를 받아들여 벌금 80만 원을 선고하였습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1. 7. 21. 선고 2020고합164 판결). 이에 대해 A와 바른은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검사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이유로 A를 비롯한 모든 피고인들을 상대로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③ 소송 내용과 바른의 역할
바른은 항소심에서 공동변호인으로 참여한 법무법인(유한) 로고스와 함께 A를 변호하여, 검사가 A와 B 등 간에 이 사건 지지서명 운동에 대한 공모관계 인정의 근거로 들고 있는 사정들은 검사가 원심에서 한 주장과 사실상 동일한 것으로서 원심법원이 검사가 들고 있는 각각의 사정과 주장에 대해 이미 상세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모두 배척한 바 있음을 강조하면서, 원심에서 한 변론 내용을 기초로 이 사건 지지서명은 B가 주도한 것으로서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이 B 등의 ○○시 선거구민들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은 행위에 대한 A와 B등 간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B 등이 지지서명을 받은 행위에 대한 A의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B 등이 받은 지지서명은 당내경선에서 A가 당선되게 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B 등의 위와 같은 행위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구민에 대하여 서명․날인을 받는 행위’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한편 호별방문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원심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항소하지 않았고, 이 부분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년 넘게 ○○시에서 의료생활협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해왔고 지역사회에 공헌해온 점, 선거재판의 결과에 따라 피고인에게 법정된 형벌 이외에 당선인의 신분 상실, 공직취임 제한 등 신분상 불이익이 부가되어 당선인의 선거권․피선거권 및 공무담임권에 대하여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제한이 가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선거결과가 무효로 되는 등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는 사정을 고려할 때 선거범죄의 양형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등 제반 정상을 종합해 보면, 원심판결의 양형은 적정하므로 검사의 이 부분에 대한 항소는 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의 내용(수원고등법원 2021. 12. 21. 선고 2021노577 판결)
항소심 법원은 바른의 위와 같은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여, A에 대한 서명·날인운동 금지위반과 사전선거운동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 및 경선운동방법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으며, A에 대한 호별방문 제한위반으로 인한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에 대한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하여 최종적으로 A에게 벌금 80만 원을 선고함으로써 A로 하여금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위 항소심 판결은 검사가 상고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3. 판결의 의의
항소심 판결은 원심판결에 이어 공직선거에 출마하는 정당 추천 후보자를 선출하기 위한 당내경선에서의 당선 또는 낙선을 위한 행위는 공직선거법상의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도12172 판결 등)를 재확인하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선거활동을 목적으로 하여 인터넷 카페 등을 개설하고 인터넷 회원 등을 모집하여 일정한 모임의 틀을 갖추어 운영하는 경우 이러한 인터넷상의 활동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선거운동의 하나로서 허용되어야 하며 이를 두고 공직선거법상 ‘사조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3도2190 판결 등)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담당 변호사: 박성호, 김정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