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인과 피고인은 부부관계인바, 고소인은 평소 불륜사실을 숨겨오던 중 피고인으로부터 부정행위 여부를 추궁 받았다. 이에 고소인은 휴지통 폴더에 불륜사진이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고인에게 휴대전화를 건네 주었고, 그 결과 불륜사진이 발각되었다.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가져가기 위해 그 자리를 떠나자, 고소인은 피고인을 좇아가 휴대전화를 되찾으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과 고소인 간에 신체적 접촉이 발생했다.
그 후 고소인은 피고인과 이혼조건을 협의했으나 그 협의가 결렬되자 민사상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위와 같은 신체적 접촉을 이유로 고소인을 폭행죄로 고소했다.
2. 판결의 요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고정178 판결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며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 “폭행행위는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 유형력의 행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기 보다는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 따라서 “폭행행위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피해자로부터 그 증거가 저장된 휴대전화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침해를 가져오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폭행의 정도와 제반정황을 고려할 때 형법 제20조에서 정하는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3. 바른의 역할 및 시사점
폭행죄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 그 자체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그 입증이 용이하고, 폭행죄가 인정될 경우 일응 행위자의 품행에 대한 비난이 가능하므로 이혼소송 전후 폭행죄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가 제기되는 사례가 많다.
그리고 판례는 정당방위, 정당행위 등과 같은 위법성 조각사유를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 형사고소가 다른 목적을 위해 제기된 것이라거나 국가 형벌권의 지나친 개입을 초래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방어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은 ‘소극적 방어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다’는 대법원 2012도11204 판결을 인용하고, 본 사안을 위 판례 법리에 대입해 변론함으로써, 피고인이 휴대전화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신체적 접촉은 소극적 방어행위에 지나지 않음을 설득해 무죄 판결을 이끌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