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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개요

① 바른(담당변호사 : 이성훈, 김병일, 전승재, 김다연)이 변호한 피고인은? 중국 OLED 소자 개발회사의 영업부장인 중국 국적의 외국인 A(조선족)

② 사건의 배경 : A는 OLED 재료 실험용 기판을 제작·공급하는 한국 회사를 운영하는 B에게 A가 소속된 회사가 개발한 소자 평가를 의뢰하였고, B는 이를 OLED 산업기술을 보유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소자평가 전문가인 C에게 재차 의뢰하였음. A는 이후 B를 통하여 C를 소개받았고, C를 A가 소속한 회사로 영입하기 위해 C와 이직 협상을 진행하였음. 그런데 C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소속한 회사의 산업기술이 포함된 자료를 외장하드에 다운로드 받아 유출하였음. C의 산업기술 유출사실을 알게 된 C의 소속 회사는 이를 유관기관에 신고하였고, C는 수사기관에서 산업기술 유출을 A와 공모하였다고 자백한 후 구속되었음. 이러한 사정을 몰랐던 A는 2018. 6.경 거래 회사를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입국하였다가 공항에서 체포된 후, C의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의 공동정범으로 구속기소되었음.

③ 소송내용 : 검사는 “❶ 상피고인 C는 2017. 8. 24.경부터 2018. 2. 23.경까지 C 소속 회사에서 대외비 등으로 분류된 OLED 관련 기술자료를 무단 반출함으로써 산업기술보호법위반 및 업무상배임의 범행을 하였다. A가 소속된 회사의 영업 및 한국어 통역 역할을 했던 A는 상피고인 B의 소개로 C를 만나 이직 의사를 타진하고, 같은 해 C 소속 회사의 사장과 함께 C를 만나 중국 이직 후 업무계획에 관한 PT를 듣는 등, C를 영입하기 위한 이직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산업기술유출 범행을 모의하였다.”(죄명 :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 ❷ “B는 A로부터 A 소속 회사가 개발한 소자에 대한 성능평가를 의뢰 받고 C의 소속 회사에서 근무 중인 C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면서 A의 소속 회사의 소자 성능평가를 부탁하기로 마음먹었다. C는 B의 부탁을 받고 i) A 소속 회사의 소자 성능평가를 해주었고, ii) C의 소속 회사 소유의 물품을 A의 소속 회사의 피용자인 A에게 보내줌으로써 C의 소속 회사의 피용자로서 부담하는 임무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였다. 이로써 A, B, C는 공모하여, C의 임무에 위배하여 재산상의 이익 취득하고, C의 소속 회사에게 같은 액수에 해당하는 재산상의 손해를 가하였다”(죄명 : 업무상배임)는 공소사실로 기소하였음.


2. 판결의 요지

수원지방법원은 2020. 1. 9. A에 대하여 위 공소사실 기재의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의 각 공동정범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음. 그러나 수원지방법원은, A가, C가 C의 소속 회사의 산업기술 자료를 유출한다는 정을 알면서 C 등의 이직을 추진함으로써(구체적으로 노동계약서를 작성하고, 연봉과 직위를 협상 등), C의 범행에 대한 범행결의를 강화하는 등 방조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면서, A의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의 각 방조의 점은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음(공소장 변경은 없었음).

그러나 수원고등법원은 2020. 11. 27. 원심판결 중 A의 유죄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A에 대한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 업무상배임의 점을 각 무죄로 판단하였으며, 원심 판결 중 피고인의 무죄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음.


3. 판결의 근거

항소심 ​재판부는 ‘❶ 이직 협상 과정 및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가 C의 산업기술 유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돕기 위하여 C와의 이직 협상을 추진하였다거나 그 이직 협상으로 인하여 C의 범행 결의가 강화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A의 다른 항소이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부분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❷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들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가 C의 소자평가 관련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하였음.


4. 바른의 주장 및 역할

바른은 우선, A의 변소, 즉 A는 B를 통한 소자성능평가의뢰 및 C를 중국회사로 스카우트하려는 협상 등의 전 과정에서, ‘C가 소자성능평가 등에 관하여 배임적 행위를 한 사실 및 C가 피해 회사의 산업기술 등을 C의 USB로 빼돌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를, 검사가 제출한 증거자료는 물론, 그 외에 A 및 A 소속 회사가 갖고 있던 이메일, 노트북, SNS 등 입수 가능한 모든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여, A의 변소가 사실에 부합하는데, C가 자신에 대한 처벌을 가볍게 하기 위하여 수사과정에서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판단하였음. 이에 공판과정에서 바른이 확보한 자료들을 반증으로 제출하고, C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면서 이러한 객관적 반증들을 근거로 C의 수사과정에서의 진술이 허위임을 추궁하여 종국에는 C로부터 ‘C가 수사과정에서 한 진술은 허위이고, 살제로는 A와 공모한 적이 없다’는 증언을 받아내었음. 또한 바른은, 공모에 의한 공동정범, 업무상배임, 산업기술 등에 관한 법리 및 판례를 철저히 분석하였음.

이에 바른은, ❶ A는 C가 C의 소속 회사의 내부자료를 유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고 이를 알 수도 없었으며, C의 유출자료 중 일부는 산업기술보호법에서 보호하는 산업기술이 아니므로 그 자체로 산업기술 유출에 해당하지 않고, 나머지 유출자료도 산업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며, 유출자료 중 상당수는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자료로서 산업기술이라고 볼 수 없고, C의 소속 회사의 산업기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보호가치가 매우 낮다는 점, ❷ C가 A의 소자평가를 한 행위는 배임죄의 구성요건 가운데 ‘재산상 손해’에 관한 증명이 없고, C가 A에게 C의 소속 회사의 소유 물품을 보내준 행위는 이득죄이므로 배임죄의 객체가 될 수 없으며, A는 C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적극 가담한 사실이 없으므로 공모 사실에 대한 증명이 없다는 점에 대하여, 각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적극 주장ㆍ입증하여, 종국에는 A에 대하여 전부무죄 판결을 받아 내었음.


5. 판결의 의미

이 사건은 수사 당시 이른바 핸드폰 OLED 기술 관련 산업스파이 사건으로 사회의 주목을 끌었던 사건임. 이 사건 판결은 기술보유 회사의 기술자를 직원으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타사공모공동정범의 경우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하여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법리와 업무상배임죄의 실행으로 인하여 이익을 얻게 되는 수익자 또는 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3자를 배임의 실행행위자와 공동정범으로 인정하기 위하여는 실행행위자의 배임행위를 교사하거나 또는 배임행위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등으로 배임행위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필요로 한다는 법리를 재확인하였음.

다만 위 법리는 추상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위 법리의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모공동정범, 업무상배임의 공동정범이 성립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충분한 사실관계에 대한 파악 및 증명과 법률적 검토가 필요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