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① 바른이 대리한 당사자 : 국회의장 및 국회
② 사건의 배경 : 국회의장은 2019. 12. 23. 제372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제1항 ‘제372회 국회(임시회)회기결정의 건’을 상정하였고, 이에 대하여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무제한토론을 요구하였으나, 국회의장은 회기결정의 건은 무제한토론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위 요청을 거부하였습니다. 그 후 국회의장은 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이 사건 원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였고, 이 안에 대한 수정안(이하 ‘이 사건 수정안’)이 제출되어 있음 알린 다음, 원안과 수정안에 대한 심사보고와 제안 설명은 단말기의 회의 자료로 대체한다고 하였으며, 이후 위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이 실시되었습니다. 한편, 국회의장은 2019. 12. 27. 제373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의사일정 제1항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결을 진행하여 이 사건 수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습니다.
③ 소송내용 : 자유한국당 및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국회의장이 ‘제372회 국회(임시회)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무제한토론 요구를 거부하고 이를 가결선포한 행위, 2019. 12. 23. 이 사건 수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한 행위, 2019. 12. 27. 이 사건 수정안을 가결선포한 행위, 국회의 공직선거법 개정행위가 국회의원의 법률안 제출권 및 심의·표결권, 자유한국당의 기회균등 입법절차 참여권을 침해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2. 결정의 요지[헌법재판소 2020. 5. 27. 선고 2019헌라6, 2020헌라1(병합) 결정]
헌법재판소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심판청구에 대하여, ‘회기결정의 건’은 그 본질상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른 무제한토론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수정안은 이 사건 원안의 취지 및 내용과의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어 국회법 제95조 제6항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국회의장의 회기결정 가결선포행위 및 이 사건 수정안 가결선포행위는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여 무효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심판청구에 대하여는, 정당은 헌법 제111조 제1항 제4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62조 제1항 제1호의 ‘국가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권한쟁의심판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바른의 주장 및 역할
법무법인 바른은, ① 회기결정의 건이 무제한토론 대상이 되는지와 관련하여, 이에 대한 무제한토론이 허용되면 다른 안건에 대하여 전혀 심의·표결할 수 없어 의정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므로 무제한토론 제도의 취지 및 국회법 제7조, 제106조의2 제8항에 위배된다고 주장하였고, ② 이 사건 수정안과 관련하여, 이 사건 원안의 주된 내용과 틀을 유지하면서 일부 내용을 삭제 변경한 것에 불과하여 직접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③ 정당은 비법인 사단으로서 국가기관이 아니고 교섭단체는 헌법기관이 아니므로 자유한국당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바른의 주장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그대로 받아들여져 이 사건 결정의 주요 논거로 설시되었고,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이끌어 냈습니다.
4. 결정의 의미
국회법 제106조의2는 2012년 무제한토론 제도(소위 ‘필리버스터’)를 도입하면서 어떤 경우에 무제한토론이 배제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 사건 결정을 통하여 무제한 토론은 국회의 입법기능을 마비시킬 정도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는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결정은 정당이 권한쟁의심판의 당사자능력이 있는지에 관하여 헌법재판소가 최초로 판단한 것일 뿐 아니라, 2010년 신설된 국회법 제95조 제5항의 해석과 관련하여서도 최초의 결정입니다. 이번 결정에서 헌법재판소는 수정안과 원안의 직접 관련성은 ‘원안에서 개정하고자 하는 조문에 관한 추가, 삭제 또는 변경으로서, 원안에 대한 위원회의 심사절차에서 수정안의 내용까지 심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