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국내 유일한 생산자와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자인 자회사 사이에 이루어진 입찰담합은 경쟁을 제한하지 않으므로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1. 사건 개요

바른이 대리한 원고는?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이라는 특수한 수도계량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하여 현재 국내 시장에서 유일하게 당해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입니다.

사건의 배경

원고가 2003년 국내 최초로 개발 및 상용화한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은, 수도 검침원이 가정 내부에 설치된 수도계량기의 눈금을 읽기 위해 해당 가정에 방문할 필요가 없이 수도계량기 전면부에 부착해 둔 무전원(無電源) 방식 카메라를 이용하여 옥외에서 그 눈금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혁신 제품입니다.

원고는 2003. 12. 19. 옥외자동검침시스템에 관하여 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우수제품 인증을 받고, 그 무렵 1인 생산자 증명서를 발급받았으며, 2012년 말까지 전국에서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이 설치된 수도계량기 총 106,200전 중 103,200전을 납품하였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의 구매 과정에서 계약체결 절차를 조달청에 위탁하였는데, 위 계약 절차는 원고 이외의 생산자가 없어 경쟁입찰이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수의계약으로 진행되었어야 했지만(지방계약법 제25조 제1항 제4), 조달청의 일부 담당자들은 수의계약 체결을 부담스러워하여 형식상 경쟁입찰을 실시하였습니다.

경쟁입찰이 실시되더라도 원고는 단독응찰 후 2~3회 유찰을 기다려 결국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지만, 그 동안 지방자치단체의 옥외자동검침시스템 도입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문제가 초래됩니다.

이에 조달청 담당자들은 형식상 경쟁입찰의 형식을 고수하되 실질에 기초한 신속한 결과를 얻기 위해 원고에게 자회사 또는 협력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입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고, 원고는 자신의 완전한 지배하에 있는 자회사를 들러리로 세워 2007. 8. 9.부터 2013. 3. 13.까지 합계 66건의 옥외자동검침시스템 구매입찰에 참가하였습니다(이하 ‘이 사건 공동행위’라 합니다).

참고로, 66건의 입찰은 모두 조달물품의 규격을 원고가 개발한 무전원 방식 옥외자동검침시스템으로 한정하고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8,800만 원의 과징금 납부명령을 부과하였습니다.

소송 내용

바른은 원고를 대리하여 공정거래위원회 처분의 취소를 구하면서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경쟁이 제한된바 없으므로 법리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2.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5. 7. 16. 선고 201470367 판결(대법원 계류 중)

서울고등법원 행정부(재판장 황병하 부장판사)는 이 사건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을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3. 판시 내용

어떠한 공동행위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경쟁제한성’을 가져야 하는데, 경쟁제한성의 존재 여부는 당해 공동행위로 인하여 일정한 거래분야에서의 경쟁이 감소하여 가격·수량·품질·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는지를 살펴서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옥외자동검침시스템 관련 기술에 관한 특허 등을 보유하면서 당해 제품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사업자인 사실, ② 원고와 공동으로 입찰에 참가한 원고의 자회사는 상호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없어 두 사업자가 유효하게 경쟁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사실, ③ 이 사건 공동행위 종료 이후에도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의 단가가 이 사건 공동행위 기간 중의 단가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공동행위로 인하여 옥외자동검침시스템 입찰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쟁이 감소하여 낙찰가격이나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

 

4. 판결 의미

입찰담합 행위에도 불구하고 경쟁제한성이 없다면, 즉 낙찰가격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없다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가 성립되지 않지만, 실무상 입찰담합 사례에서 경쟁제한성이 없다고 판단된 경우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의 국내 유일한 생산자인지 여부 및 유일한 생산자라 하더라도 들러리 입찰로 인하여 ‘낙찰가격 기타 거래조건 등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조차 없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이에 바른은, 옥외자동검침시스템은 원고가 독자적인 기술로써 개발한 제품으로 다른 사업자들이 단시간내 모방하기 어려운 것이었으므로 당해 제품의 구매입찰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없었다는 특수한 사정, 이 사건 공동행위는 경쟁을 제한하거나 부당이득을 취득할 목적이 아니라 신속한 입찰진행을 위해 이루어진 점, 낙찰가격이 이 사건 공동행위에 영향을 받지 않은 점 등을 적극 주장한 결과,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