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판결요지
보험사고란 보험계약에서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책임을 구체화하는 불확정한 사고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계약이행보증보험에 있어서 보험사고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당사자 사이의 약정으로 계약내용에 편입된 보험약관과 보험약관이 인용하고 있는 보험증권 및 주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 본 사안의 경우 보험사고가 보험기간 종료 후에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사 보험기간 중에 주된 보험사고인 선박 인도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 밖의 사유로 선박건조계약이 해제될 수 있으므로 보증보험으로 담보되는 위험의 범위가 제한적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거의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2014. 6. 26. 대법원 2012다44808 판결).
2. 사실관계
이 사건 보험사고의 주된 원인은 선박인도 지연에 의한 보험사고인데, 선박인도 지연에 따른 보험사고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선박인도가 약정인도일부터 210일 이상 지연될 경우에 비로소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은 그 이전에 종료되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약 170억원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3. 판결 의미
선박건조계약과 관련된 보증보험계약의 경우, 발주사들은 2009년 금융위기의 발생 이전에는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해제하고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보다는 선박건조를 완료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욱 이익이라는 판단 하에, 일반적으로 계약해제가 아닌 추가자금지원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여 왔습니다. 따라서 선박건조계약과 관련하여 실제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2009년 금융위기 발생으로 인하여 선박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하자 발주사들은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욱 이익이라는 판단 하에 계약해제권을 행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본 사건을 수행한 박기태, 최재웅 변호사의 평가에 따르면, “본 사건의 청구금액은 약 170억원에 불과하나 현재 진행 중인 다른 다수의 관련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본 판결은 선박건조계약과 관련된 보증보험계약에 있어 보험사고의 의미에 관하여 판시한 최초의 리딩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라고 평가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