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기업송무그룹 백웅철 변호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제무역관계에서 계약불이행 등으로 인한 분쟁발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국제중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제중재는 서로 다른 법과 제도를 가진 국제 상거래의 분쟁당사자들이 중립적인 중재인을 선임해서 판정을 받는 절차를 의미합니다. 중재판정은 법원의 판결과 달리 강제성은 없지만 일종의 계약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있으며, 당사자는 중재판정을 근거로 삼아 해당국가 법원에서 집행판결을 받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데, 국제중재는 뉴욕협약(외국 중재판정의 승인 및 집행에 관한 유엔 협약)에 의해서 외국에서도 효력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중재절차는 법원의 재판을 받는 것에 비해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특히 국적이 다른 기업간에 국제무역 관련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소송으로 진행하는 것보다 국제중재 절차로 해결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소송으로 진행하게 되면 1심에서만 1~2년의 시간이 걸리고 상소심 절차까지 마치려면 3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데 비해서, 중재절차는 대체로 1년안에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중재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되므로 분쟁 당사자의 이미지 훼손의 우려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므로, 국내 기업이 외국기업과의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데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국제중재는 당사자간의 계약내용에 중재조항이 포함되어 있거나 별도의 중재합의가 있을 경우에 중재신청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재법에 의거해 설립된 대한상사중재원에서 국내외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서 중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KCAB INTERNATIONAL)에서는 국내외 대학 교수와 변호사 등 수백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을 국제중재인으로 위촉하여 국제중재 업무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제무역분쟁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국제중재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국가간에 인적왕래가 제한되고 있어서 국제중재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서 '화상중재(virtual arbitration)'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전염병 창궐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로운 언택트(Untact) 방식의 중재 형태일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효과까지 노릴 수 있어 주목되고 있습니다. 대한상사중재원 국제중재센터에서는 최근에 화상중재 도입을 위한 규칙을 제정하고 가상의 분쟁사건을 화상중재 방식으로 모의심리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함으로써 화상중재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였는데, 전 세계 주요 국제중재기관 중 본격적인 화상중재 제도 도입에 착수한 것은 대한상사중재원이 처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앞으로 화상중재 제도를 이용한 국제중재절차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크고 작은 국제분쟁 사건이 줄을 잇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대부분의 중재심리는 계속 연기되고 있어서 국제중재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외국으로 이동이 어려운 증인의 경우 중재 판정부의 판단과 양측의 합의에 따라 비디오장치를 통해 증언하는 경우가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여전히 국제중재의 특성상 세계 각지에 있는 판정부와 사건 관계자·대리인 등이 비행기를 타고 중재지로 이동해 대면한 상태에서 중재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화상중재 제도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다면 기존의 대면중재보다 시간과 비용이 대폭 절감될 수 있어서 국제중재 업무의 활성화와 서비스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