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는 '키코(KIKO·환헤지 통화옵션상품)'로 손해를 본 엠텍비전 등 4개 피해기업이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키코 피해기업이 낸 소송 가운데 첫 승소다.
그 이전에도 피해기업들이 일부 승소판결을 받은 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의 책임을 50% 이상 인정한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사실 키코 관련 소송은 승소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재판을 맡은 법관들도 피해기업들의 억울함과 절박함을 모르지 않았지만 법리상 어쩔 수 없었다고 실토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원고패소 판결로 이어졌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난 경우도 배상액이 30% 이하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는 전체 손해액의 60~70%가 배상액으로 인정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획기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소송을 이끈 법무법인 바른의 김한용 변호사(53.연수원 15기·사진)의 공이 크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사실관계는 바뀌지 않았지만 재판부의 시각과 평가를 변화시켰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